하고 싶은 음악


- Vogel/ㅡ Steinkauz

Written by Mondfisch on 2018.04.16 00:56

오늘은 NCT U 2주년이기도 하고 또 대략 15년 전 내가 좋아하던 그룹의 메인보컬이 탈퇴선언을 한 날이기도 하다
아무래도 2주년이다 보니 태일이를 비롯한 멤버들의 감사인사도 올라왔고 팬들 사이에선 그간 태일이가 한 얘기나 인터뷰들도 곱씹게 되고 그랬던 날이다. 
근데 그와 동시에 나의 고등학생 학창시절을 함께 했던 그룹의 메인보컬이 자신이 하고 싶은 음악을 위해서 팀을 탈퇴하고 유학을 선언한 날이라는 게 참 아이러니하게 느껴진다. 

그러고보니 그 멤버도 그 팀의 메인보컬이자 최연장자였네. 
공식적으로 리더라고 할 사람은 없었지만 나한테는 왠지 그 사람이 리더같았고 또 그 팀의 얼굴 같았다. 
그 팀의 목소리기도 했고. 
우여곡절이 많은 팀이었고 처음에 데뷔도 씨디데뷔다 정식데뷔다 말도 많았었던 자수성가형 팀이라고 나는 생각하는데 요새 팬들은 어떨지 모르겠다. 
나도 쥬니어시절부터 데뷔 직후 정도까지 파다가 대학다니면서 팬질에서 서서히 멀어져 갔었던지라. 
정확히는 막내였던 멤버의 근신 및 탈퇴가 제일 컸지만 말이다. 
여덟명이 참 좋았는데 갑자기 일곱명이 되고, 돌아올거라 믿었고 멤버들도 항상 그의 자리를 남겨놓는 것 같았는데 어느 샌가 탈퇴가 잠정 확정이 되어버렸고. 
비교적 주목받지 못하던 내가 가장 좋아하던 멤버는 어느 새 그 나간 멤버의 포지션을 이어받기 시작하는 등의 변화가 일어나면서부터 뭔가 마음이 아파서 점점 멀어졌던 것 같다. 
그래도 내 안에서는 참 좋아하는 그룹으로 남아 있었는데. 
우연히 그 그룹의 최연장자의 탈퇴소식을 들으니 헛헛한 기분을 떨칠 수가 없다. 
정확한 햇수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15년 정도, 쥬니어 시절까지 생각하면 그 이상을 같이해왔는데 이제는 자신의 길을 걸어가겠다며 탈퇴. 
그냥 이건 원망도 아니고 약간의 아쉬운 마음과 용기있는 선택을 응원해주고 싶은 마음과 여러가지 감정이 뒤섞인 싱숭생숭함이다. 

맏형이라는 것과 메인보컬이라는 것을 제외하면 태일이와는 캐릭터도 포지션도 많이 다른 멤버긴 하지만 그래도 어째선가 태일이의  15년 뒤는 어떨지 생각해보게 한다. 
사실 팬들은 어느 정도 느끼고 있었을 것이다. 그 멤버의 음악적 갈증을.
데뷔 전부터도 본인이 원하는 노선이 확실해보였고 이런 저런 소문도 많았고 그래도 팀을 아끼고 동생들을 아껴서 잘 해나가고 있는 줄 알았는데. 
그리고 워낙 먼 발치에서 바라본지 오래라 제대로 모른 거겠지만서도 나이가 들면서 그 멤버의 옛날의 그 날카로운 느낌들은 많이 사라져있었고
그 그룹도 상당히 여러 장르의 노래들을 하고 있었다고 들었기 때문에 하고 싶은 음악을 그 안에서 해 나가고 있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나보다. 

그런 생각을 하다보면 태일이는 어떨지 궁금해진다. 
실컷 노래할 수 있는 환경을 찾아서 대학을 그만두고 회사를 선택했던 문태일. 
긴 터널을 지나 환한 빛을 만나는 그런 순간처럼 데뷔했던 태일이가 지금 어떤 마음으로 어떻게 노래하고 있을까. 
분명히 아직은 태일이가 원하는 노래를, 원하는 음악을 하고 있는 건 아닐 것이다. 
아직 그럴 단계가 아니기도 하고. 
아직은 아이돌로서, 팀의 한 구성원으로서 제약도 많고 참아야 하는 것도 많겠지. 
그래도 15년 쯤 지나면 언젠가 태일이가 하고 싶은 노래와 음악을 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 있지 않을까? 
일본과 우리나라는 환경이 또 다르니까. 
그룹과 솔로도 병행해나가니까 말이다. 그 때쯤엔 그룹은 그룹대로 하면서 또 솔로로 태일이가 하고 싶은 음악을 맘껏 할 수 있지 않을까. 
아니, 꼭 그랬으면 좋겠다. 
15년 동안이나 태일이가 자기가 하고 싶은 음악을 못하고 꾹꾹 눌러 참고 있어야 한다면 너무 슬프고 마음이 아프다. 그건 너무 싫다. 

문태일이 어떤 생각을 하면서 어떻게 살아가는지 나는 알 수가 없다. 
별로 추측하고 싶지도 않고 오로지 나의 추측이나 망상으로 슬퍼하고 기뻐하고 그러고 싶지도 않다. 
그저 나는 단순히 바랄 뿐이다. 희망할 뿐이다. 
지금 태일이가 어떤 상태든지 행복했으면 좋겠고 태일이의 주변 상황들이 앞으로 지금보다도 더 나아졌으면 좋겠다고.
그래서 10년 15년 20년 뒤에는 태일이가 하고 싶은 음악을 자유롭게 행복하게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물론 지금 하는 음악과 활동도 태일이는 즐겁게 또 열심히 하고 있을 것이다. 
태일이가 팀을 얼마나 좋아하는지 눈에 정말 잘 보이고 팬들한테 노래 추천할 때도 엔시티 노래 추천도 정말 많이 했으니까. 
그렇지만 지금 하는 것을 좋아하는 것과 지금 하는 것이 내가 정말 하고 싶었던 것이랑 일치하는 건 다른 얘기니까. 
언젠가는 태일이가 정말 하고 싶었던 음악을, 그게 뭔진 난 모르지만, 태일이만 알겠지만 
하여간 태일이가 하고 싶었던 음악을 할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 
문태일이 부르는 노래라면 뭐가 됐든지 멋있을테니까. 
그 날을 위해서 지금 하루하루를 준비하고 착실하게 쌓아가고 있는 것일테니까. 
그리고 그런 태일이를 생각하면 나도 나의 목표를 향해서 하루하루를 착실하게 모아가야겠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나를 좀 더 나은 내가 될 수 있도록 해주는 태일아 오늘도 너무 고마워. 
2주년 정말 축하해. 오래 보자. 오래오래 좋아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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